2014년 8월 31일 일요일

영화, A river runs through it(흐르는 강물처럼), 1992

 하지만 폴은 은연중에 부친의 마음속에 늘 존재했다.
 부친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의 마지막 설교를 나는 기억한다.
 " 우리는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에 처한걸 보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기꺼이 돕겠습니다. 주님!' 그러나 필요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있으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 해도 우린 사랑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해는 못했지만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제시 역시..
그러나 난 아직도 그들과 교감하고 있다.
이제 나는 훌륭한 낚시꾼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
말리는 친구들도 있지만 아직도 홀로 낚시를 하곤한다.
어숨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모든 존재가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 블랙풋 강의 소리, 4박자의 리듬, 고기가 풀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도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든다.
그리고 강이 그것을 통해 흐른다.
강은 대홍수로 부터 생겨나서 태초의 시간부터 바위 위로 흘러간다.
어떤 바위 위에는 영겁의 빗방울이 머물고 바위들 밑에는 말씀이 있고
난 강에 넋을 잃고 있다.

                                                    영화, A river runs through it(흐르는 강물처럼), 1992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영화가 시작해서 끝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는 흘러갔다.
아마도 실제로 형이 있는 나에게 영화 속의 형제에게 더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제목과 같이 강물처럼 굽이굽이 흐르고 이어져 마침내는 바다를 만난듯한 벅찬 감동을 준다. 그런 굽이치는 강과 같은 삶의 모습 끝에 맞이한 부친의 돌아가시기전 마지막 설교는 너무나도 와닿는다.

 우리는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그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것을 수도 없이 본다. 어떻게든 도우려 발버둥치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부친의 설교와 같이, 많은 경우 그들을 위해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있으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언제나 이해하진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기도 하고 또 가기도 한다.
강에는 언제나 새로운 물이 흐르지만, 마르지 않고 영겁의 시간을 흐르듯이 우리는 강이되어 그들과 교감한다.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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