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9일 화요일

[씀: 일상적 글쓰기] 2016.3.30 낮, '그리운 이름'

<그리운 이름>

 그리운 이름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 중 몇몇은 지금까지 간간히라도 안부를 물으며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그저 그리운 이름 그 자체로 남아있다. 

 지나고 나서 알게된 것은 그 당시에 얼마나 친밀한가가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 것인가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외부적 영향이 주된 요인일 듯 하다. 예를 들어 사는 곳, 직장, 학교, 취미생활 등의 것들 말이다. 남녀 관계에 있어서도 친구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한 듯 하다.

 어쩌면, 외부요인이라는 것이 사람들 그 자체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외부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서로의 부단한 노력이 있다면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인간은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동물이므로 대부분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취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바뀌어온 그리운 이름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의 단계를 나눠보자면, 처음에는 나에게 소중한 이름들이 하나 둘 쌓여간다. 그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부환경에 의해 조금씩 멀어져가는 소중한 이름들이 생긴다. 억지로라도 붙잡아 보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임을 의식하던 못하던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그러다가 이제는 나에게 남은 그리운 이름들을 그 자체로 두고 간진하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리운 이름들을 잠시 꺼내 보았다가, 다시 그대로 넣어두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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