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5일 수요일

퇴근길에 비가 내리면

 퇴근길에 발 디딜 틈 없는 버스에 타면 서로가 서로의 불쾌함이 되고, 그 불쾌함으로 인해 서로는 서로의 불행이 된다. 이런 날에는 괜히 창밖에 내리고 있는 비가 원망스럽다. 비가 내리는 탓에 사람들 사이의 그나마 있던 틈도 메워지고 있어서일까.

 사람들은 서로가 불쾌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떨어져 있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 비행기의 비즈니스 석에서 이코노미 석보다, 가격이 비싼 식당에서 싼 식당보다, 월세가 비싼 집에서 싼 집보다, 좋은 차에서 싼 차보다 더 멀리 다른 사람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불쾌한 북적거림을 피하는 것에 돈을 지불하기 부담스러운 다수의 사람들은 서로를 자석처럼 끌어당기듯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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