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5일 목요일

앱스토어 세대 (App Store Generation) - 7. 출시 후 일주일 (2016년 12월)


- 7. 출시 후 일주일 (2016년 12월)


 씀 안드로이드 앱을 마켓에 올리고 나서 첫 일주일은 2년여가 지난 지금에도 시간 단위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복기해 볼 수 있을 만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재미있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들 몇 가지를 추려 시간 순서대로 쫓아가 보자.

 씀을 마켓에 올리고 난 다음날 주변 지인들 약 20명에게 출시를 알렸다. 그렇게 첫날 신규 가입자 수 2명 (나와 윤재형), 둘째 날 신규 가입자 수 15명(지인 20명 중)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셋째 날부터 새롭게 가입하는 사람들과 작성되는 글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3일 차에 회원 수가 100명이 조금 넘었고, 4일 차에 400명, 일주일이 되었을 땐 2,000명을 넘었다. 주변 지인들 중 몇몇이 자발적으로 트위터와 다음 카페 등에 소개해준 것이 발단이 되어 공유와 리트윗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기말고사 준비는 이미 뒷전이 된지 오래였다.


 갑작스러운 사용량 증가에 전혀 대비가 안 돼 있었을 뿐 아니라 체계적으로 개발되지 못한 것들이 많은 까닭에 크고 작은 오류들이 메일과 카톡, 플레이 스토어 리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1년 이용료가 10,000원도 채 안되는 착한 가격의 서버에 서비스가 돌아가고 있었다. 서비스 출시 후 일주일간 서버가 뻗고 확장하는 과정을 세 번 이상 반복했다. 또 당시 테스트 기기는 직접 사용하고 있던 LG g3 제품 한 대 뿐이었다. 그 한 대로 테스트를 한 후 앱을 출시했는데, 테스트하지 못했던 삼성 제품군에서 글 저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버그가 발생했다. 삼성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후배를 불러 치킨을 사주며 앉혀둔 뒤, 잠시 스마트폰을 빌려서 버그를 고쳤다.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글감이 변경되도록 한 것은 앱 출시 후 대략 삼 주가 지난 후였다. 그전까지는 아침 일곱 시와 저녁 일곱시에 직접 글감을 변경했다. 때때로 늦잠을 자거나 잊어버리고 글감을 변경하지 못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삼 주간 그렇게 하고 나니 방식을 자동으로 변경한 뒤에도 얼마간은 아침 일곱 시만 되면 깜짝깜짝 놀라서 깨곤 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하나하나 직접 부딪히며 개선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충분히 준비된 상태는 아니긴 했지만, 흥분되고 설레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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